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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중에 학교생활이 행복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나? 만약 있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버려라. 경쟁 사회에서 학교는 더 이상 행복한 곳이 아니다. 학교생활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뭔가 착각해도 엄청난 착각이다. 당장 공부 못해 성적 떨어지면 니들하고 엄마 아버지가 불행해.”

경쟁만을 강요하는 학교, 그 안에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해가는 이 시대 불량 아이들의 이야기

자신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우리가 마주보지 않았던 장애 문제를 현실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빨 자국의 작가 조재도가 싸움닭 샤모에 이어 3부작 소설 둘째 권인 불량 아이들을 내놓았다. 주인공 안평대의 유년기를 다룬 첫 번째 소설 싸움닭 샤모에 이어불량 아이들에서는 시대를 현대로 옮겨와 오늘날의 청소년기 아이들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주인공 안평대가 한 인간으로 우뚝 성장해 가는 과정을 세밀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은 오늘날 학교의 실상과 문제를 가감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충격적이다.

서울 변두리에 있는 양아치 학교에 다니는 안평대와 마두배, 김희남. 소설은 첫장부터 끝까지 이들 불량스런 중학생들의 행동과 언설이 거침없이 이어진다. 욕이 아니면 말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요, 야동과 게임에 빠져 있고, 술과 담배를 달고 살고, 빵셔틀에, 동네 불량 서클을 기웃거리는 아이들. 심지어 그들은 삼성파조직에 가입하여 친구들에게 양담배를 팔고, 시험 정답을 알려주면 여친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하고, 학교에 게시된 등수표를 찢었다는 이유로 전교생을 모아 얼차려를 준 학생부장을 테러(?)하려다 만다.

누구나 일등이 되기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어쩌지 못하고 일탈과 방황을 일삼는 아이들. 그들에게 학교는 문제아, 불량 아이들로 취급할 뿐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네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일 뿐이라고 가르치는 학교. 소수의 우둥생을 위해 나머지 다수가 들러리는 서야 하는 찌질이들은 그러나 그들만의 방식으로 좌충우돌 세상을 헤쳐 나간다. 일제고사 폐지를 위해 앵무새나 고양이 등을 이용해 시위를 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여친을 지키기 위해 1:1 맞장을 뜨기도 한다. 그들에게도 눈물이 있고, 의리가 있고, 사랑이 있다.

작가가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하다. 바로 경쟁주의가 우리 사회에서 개선되지 않는 한 학교 문제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오로지 성적에 의한 경쟁논리로 아이들을 쥐어짜다 보면, 인성이 파괴되고, 그 피해는 결국 우리나라 사람 전체의 인간성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쟁주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은연 중 가치 없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 경쟁주의 특징이 승자와 패자를 확실히 나누는 거잖아. 경쟁에서 이긴 사람은 진 사람을 지배해도 좋고, 진 사람은 이 사회에서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당하고. 이기는 것만 강조하는 경쟁교육은 친구를 보살피거나 도와줘야 할 사람이 아닌 이겨야 할 대상으로 보게 하잖아? 요즘 학교 폭력 문제로 학교가 시끄럽잖아? 여러 가지 원인이 지적되고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문제는 경쟁주의에 있어. 경쟁주의가 극복되지 않는 한 학교 폭력 문제는 해결될 수 없어. 폭력이 뭐야? 인간이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것이잖아.”

- 본문 중에서

어머, 요즘 애들이 정말 이렇구나!”

민중교육지 사건과 전교조 결성으로 두 번의 해직 속에서도 운동, 문학,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멈추지 않는 작가 조재도는 20128월 그동안 24년여 동안 근무한 학교를 떠났다. 그의 표현대로 한다면 탈학교한 것이다. 제도교육 공간인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아이들이 일 년에 6만 여 명이라고 한다. 작가이자 교사인 그는 말한다. ‘탈학교 학생만 있는 게 아니라 탈학교 교사'도 있다고. 자기가 바로 탈학교 교사라고. 경쟁만이 최고의 가치로 치부되는 곳에서 다른 가치는 질식할 수밖에 없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중학교도 입시에 의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중학교 입시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40여 년 전의 일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고등학교 평준화는 모두 폐지되고, 중학교 진학에도 입시가 부활되어 중학교마저 일류, 이류, 양아치 학교로 서열화 되고 있음을 그리고 있다. 누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한 중학교 입시가 다시 부활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나.

이 소설을 읽은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요즘 학교가 정말 이래요?”라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특히 2013년 초 방영되어 주목을 받고 있는 SBS 드라마 <학교>에서 보여준 학교와 학생들의 실상을 보고 접한 학부모들은 어머, 요즘 애들이 정말 이렇구나.”라면서 걱정 어린 반응도 내놓았다.

이런 우려에 대해 조재도 작가는 불량 아이들의 겉모습은 거칠고 되바라지고 반항적이지만 그들의 내면은 열등감에 젖어 있어요. 그들은 기성세대의 삶을 흉내 내며 눈에 힘을 주고 주먹을 을러대지만, 그들의 자존감은 매우 낮으며 내부에는 그들 나이에 맞는 여리고 섬세한 감성이 자리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결핍과 상처를 안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도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아이들이라는 점, 그들 나름대로 성장의 아픔을 겪으며 하나의 인간으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을 때, 이 책을 읽는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사>

그것밖엔 달리 할 일이 없는, 찌질이들의 날 것 그대로의 삶

그는 만날 때마다 달라져 있었다.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언제나 새로운 현재, 새로운 실험을 이야기한다. 그만큼 지독하게 모색하고 쓰고 몰두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런 그가 선 굵은 청소년 소설을 하나 또 써냈다. 성공도 자살도 공부 잘 하는 상위 1% 아이들의 것일 뿐, 사고치고 얻어터지며 술과 담배를 빨고 연애를 하고 포르노에 탐닉하는, 그것밖엔 달리 할 일이 없는 찌질이들의 삶을 포장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그려낸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이 소설이 이제껏 없던 청소년 소설임을 알았다. ‘불량 아이들의 열등감과 여린 속내와 치열한 분투를 읽고 나서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싸움을 멈춘 일이 없다고 했던 작가이자 교육운동가인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최은숙(시인, 정산중 국어교사)

<작가 소개>


조재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하여 중고등학교를 다닌 후 공주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1985민중교육지에 시 너희들에게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시집 사랑한다면,좋은 날에 우는 사람등 여덟 권의 시집과, 장편소설지난날의 미래,이빨자국,싸움닭 샤모, 장편동화 자전거 타는 대통령,넌 혼자가 아니야교육에세이 꽃보다 귀한 우리 아이는등을 펴냈습니다. 지금은 학교를 떠나 청소년평화모임일을 하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 문제에 대해 깊은 고나심을 갖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김호민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루쉰미술학원 중국인물화 공작실에서 조기 선생께 진수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서 다섯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002년 동아미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상계동아이들, 싸우는 아이, 잃어버린 이름, 싸움닭 샤모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차례>

서울/ 친구들/ 이상한 시계/ 대통령 사진/ 노 통장 댁/ 육촌 형/ 스카이 대학/ 코털 선생/ 김현숙/ 바람에 까불리는 겨와 같아서/ 이지수/ 첫 키스/ 흑곰 형, 종석이 형/ 중간고사/ 커닝/ 우리들의 비극/ 찢긴 등수표/ 미행/ 잠입/ 일제고사 폐지하라!/ 최소한의 저항/ 가입식/ 걔들은 노는 것도 우리하곤 달라/ 범인 색출/ 전학/ 삐뚤어지다/ 우리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말자/ 이문권/ 우울증/ 우표/ 우표를 훔치다/ 대학 가서 만나요/ 시험공부/ 그림 놀이/ 여성 흥분제/ 포촌동 패/ 복수/ 해명/ 1:1 맞짱/ 아버지/ 달아나고 싶다



<작가의 말>

2012831일 나는 학교를 떠났습니다. 242개월 동안 근무한 학교였습니다. 고등학교에서 4년 중학교에서 20. 그동안 해직과 숱한 경고 인사조치 등으로 열세 학교를 옮겨 다녔습니다.

명예퇴직으로 학교를 떠나면서 나는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동안 내 삶을 압축해 표현한다면 다음 세 단어일 것 같았습니다.

운동 · 문학 · 청소년

운동은 제가 교사로서 한 교육운동을 말합니다. 그리고 문학과 내가 만난 아이들.

운동과 문학은 늘 내 안에서 갈등하면서 충돌했습니다. 한때 운동은 문학에게 반역의 언어가 되도록 충동하기도 했습니다. 시대 상황이 그렇게 강제했던 것이지요. 그리하여 그 시대 문학은 거칠었고 쇳소리가 났으며 불에 그을린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그렇게 10년 이상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운동을 뒤로 하고 문학에만 전념하고자 했습니다. 우리말을 새로 공부하고 문학다운 문학을 하려고 나름대로 애썼습니다. 운동하면서 몸에 밴 진정성, 인간과 사회 변혁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새벽마다 일어나 글을 썼습니다.

그런 어느 날, 내 안에서 행복한 질적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대립 관계에 있던 운동과 문학이 행복한 만남을 이룬 것입니다. 청소년문학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쌓아 온 경험, 10년 이상 새벽에 일어나 끈질기게 매달려 온 문학적 수련, 그리고 운동하면서 형성된 인간과 사회와 삶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더 이상 돌멩이처럼 덜그럭대지 않고, 내 안에서 고운 모래처럼 청소년문학이라는 한 그릇에 담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첫 작품으로 이빨 자국을 썼습니다. 두 번째로 싸움닭 샤모를 썼고요. 그리고 이 책 불량아이들이 세 번째 써 내는 청소년 소설입니다.

불량아이들은 내가 만난 아이들의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또한 나의 학창시절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나와 내가 만난 아이들. 한 세대를 뛰어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가정도 학교도 사회도 참으로 많은 것들이 아찔할 정도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경쟁 사회라는 것, 학벌 중심 사회라는 것, 점수에 의해 아이들은 등수가 매겨지고, 경쟁 없이는 발전도 없고, 세상은 적자생존이며, 약한 자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살벌한 논리가 예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의식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아라는 아이들도 따지고 보면 입시 경쟁 교육이 낳은 괴물들인 것입니다. 공교육 붕괴니 학교 폭력이니 하는 문제의 원인으로 여러 진단과 처방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의 핵심은 날로 격화되는 경쟁에 있다는 것, 경쟁 교육과 경쟁 사회가 변화지 않고서는 괴물들의 양산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 이것이 이 소설을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였습니다.

나는 이 소설을 5년 전에 썼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수화되면서 저 나름대로 작품을 통해 문제재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쓰고 난 후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 일반 문인 등 15명 이상 분들에게 보여 주면서 소감과 지적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중 두 가지가 생각납니다.

하나는 중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의 말입니다.

어머, 요즘 애들이 정말 이래요? 말로 듣기는 좀 했는데, 정말 이렇구나.”

학부모는 좀처럼 소설 속 이야기를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막된 세상에 막가는 아이들의 행태 정도로 느끼는 듯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중3 여학생의 말입니다.

뭐 별거 아니네요. 소설에 나오는 애들이 다 집에서 학교 잘 다니고 있잖아요?‘

나는 여학생 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놀든 어쨌든 그래도 집에서 학교 다니면 범생이라는 말. 그렇다면 이 학생이 말하는 이른바 요즘 날라리라는 애들은 어떤 식으로 놀까요?

기성세대라 할 학부모와 그 자녀에 해당하는 여학생 간의 시각차가 이렇게 컸습니다.

운동 · 문학 · 청소년

지나온 나의 삶을 새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면, 앞으로 살아갈 삶 역시 이 세 단어의 연장선에 있을 것입니다. 이제 나는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학생을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세상이라는 좀 더 큰 교실에서 청소년을 위한 문학을 계속하게 될 것입니다.

불량아이들의 겉모습은 거칠고 되바라지고 반항적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내면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열등감에 젖어 있습니다. 그들이 기성세대의 삶을 흉내 내며 눈에 힘을 주고 주먹을 을러대지만, 그들의 자존감은 매우 낮으며 내부에는 그들 나이에 맞는 여리고 섬세한 감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점을 놓치지 말고 이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요? 결핍과 상처를 안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도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아이들이며, 그들 나름대로 성장의 아픔을 겪으며 하나의 인간으로 자라나고 있다는 것.

그런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 아이들을 단순히 싸가지 없는 놈이 아닌, ‘한 인간으로 보듬어 안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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