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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찜닭·불닭·닭강정 뜬다니 '우르르'..반짝 열풍 끝나자 와르르

[ 강진규 기자 ] 대구에서 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씨(60)는 2002년 한·일 월드컵만 떠올리면 속이 쓰리다. 그해 1월 '유망 아이템'이라는 말에 이끌려 한 찜닭 전문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을 열었다가 9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월드컵 4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는지 몰라도 저는 폐업 고민에 밤잠을 제대로 못잤습니다."

비슷한 시기 안동찜닭 창업 열풍이 너무 과했던 게 문제였다. 강씨는 "가게를 열고 두 달이 지나자 주변에 비슷한 종류의 찜닭집이 10개나 생겼다"며 "갑자기 불어난 찜닭집으로 한동안 생닭이 품귀를 빚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당경쟁에 음식 재료인 생닭까지 제때 구하지 못하게 되자 사업은 급격히 기울었다. 결국 창업비용 7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강씨는 "지금도 광고물에서 '유망 창업 아이템'이라는 말을 보면 화가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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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찜닭은 단기 유행을 좇아 창업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사업 아이디어가 안동의 찜닭 골목에서 나온 '안동찜닭'은 2000년 처음으로 서울 지역에 소개된 이후 최고의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2002년에는 50여개 브랜드, 3000여개 점포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폐업 속도는 확산 속도만큼 빨랐다.

현재 남아 있는 찜닭 브랜드는 총 11개. 서울에 처음으로 안동찜닭을 소개했던 봉추찜닭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안동찜닭이 고유명사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안동찜닭에 한 단어만 추가한 와룡안동찜닭, 하회 안동찜닭, 원조 안동 찜닭, 안동 봉황찜닭 등이 대거 생겨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등장한 불닭 열풍도 찜닭의 퇴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2002년 신촌에 생긴 '홍초불닭'이 인기를 끌면서 유사 브랜드가 연이어 등장한 것. 신촌에서 15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하루에 100만원도 못 벌 것 같은 후미진 골목에 있던 홍초불닭에서 시작된 불닭집 간판이 큰길까지 쭉 이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홍초불닭은 그무렵 가맹사업을 시작해 매장 수를 150개까지 늘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금세 질렸다. 보편적인 창업 아이템이 아니었던 탓에 찜닭보다도 명이 짧았다. 현재는 전국에 33개 매장이 남은 홍초불닭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사 브랜드는 대부분 사라졌다.

최근 반짝 인기를 끌고 있는 닭강정도 찜닭, 불닭의 퇴장행렬에 뛰어들고 있다. 2010년 60개였던 닭강정 전문점은 2012년 747개까지 늘었다. 1000만원 정도면 문을 열 수 있는 소규모 아이템이라는 점이 더욱 발빠른 창업을 부추겼다. 실제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치킨 한 마리보다는 닭강정 한 컵을 사먹는 소비패턴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약 60%의 닭강정집이 문을 닫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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